시선집

편지

하이 드림 2009. 9. 10. 06:23

 편지  /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잤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다고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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