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

낙화

하이 드림 2010. 5. 31. 06:33

낙화 /이 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시선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들은 왜 모를까  (0) 2010.07.19
별도 울 때가  (0) 2010.06.04
떠날 준비  (0) 2009.10.16
흔들리며 사랑하며  (0) 2009.10.13
작자미상의 시  (0) 2009.10.07